아들이 처음으로 빨래를 개줬어요
제가 아파서 소파에 누워있었어요. 아들(9)이 세탁기 끝났는데 내가 넣을게 했어요. 나중에 보니까 빨래가 개져 있었어요. 나름대로. 양말은 뒤집어 개져있고, 티셔츠는 구겨졌지만. 해줬다는 게 전부예요.
아들 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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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파서 소파에 누워있었어요. 아들(9)이 세탁기 끝났는데 내가 넣을게 했어요. 나중에 보니까 빨래가 개져 있었어요. 나름대로. 양말은 뒤집어 개져있고, 티셔츠는 구겨졌지만. 해줬다는 게 전부예요.
어제 종일 비가 왔어요. 학원도 안 가고, 외출도 안 하고, 그냥 집에 있었어요. 아들이 먼저 엄마 이불 속에 들어와도 돼? 했어요. 하루 종일 이불 속에서 같이 뒹굴고, 간식 먹고, 졸다가, 책 보고. 계획 없이 보낸 날이 제일 기억에 남는 날이 됐어요.
평소엔 말도 안 듣고 뛰어다니는 아들인데 열이 나면 완전히 달라요. 엄마 옆에 붙어서 엄마 나 나을 거야? 이러면서. 따뜻하게 안겨있어요. 그 순간만큼은 아이가 얼마나 저를 필요로 하는지 느껴져요. 아파서 미안하면서도 솔직히 이 시간이 좋기도 해요.
코로나 시기에 3년을 집에서만 키웠어요. 2살~5살.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이 아이가 사회성 없는 거 아닌지, 친구 못 사귀는 거 아닌지 걱정했어요. 지금 초등 2학년인데 친구 제일 많아요. 그때 걱정한 게 다 의미없어졌어요.
아빠 생일인데 아들(7)이 혼자 카드를 만들었어요. 종이 반 접어서 그림 그리고, 뭔가 열심히 썼어요. 내용: 아빠 생일 축하해요. 아빠는 최고예요. 아빠 사랑해요. (하트 4개) 맞춤법은 틀렸는데 아빠가 책상 위에 올려두고 있어요. 한 달째.
우리 아들(7) 자신감이 상상 초월이에요. 시험 전날: 나 100점 맞을 것 같아. 발표 전날: 나 제일 잘할 거야. 그림 그리고 나서: 이거 진짜 잘 그린 것 같지 않아? 결과는 별로여도 본인 만족도 최고예요. 이 자신감 어디서 오는 건지 모르겠는데 진짜 부러워요.
아들(11)이랑 드라이브하다가 갑자기 엄마는 뭐가 제일 힘들어? 물었어요. 처음엔 놀랐는데 그냥 솔직하게 말해줬어요. 일도 힘들고, 집안일도 힘들고, 근데 너랑 있을 때가 제일 좋다고. 아들이 한참 있다가 엄마 나중에 힘들면 나한테 말해. 라고 했어요. 11살이 이런 말 할 수 있구나 싶었어요.
밥 먹어라 → 아직 배 안 고파. 배 안 고프면 왜 과자는 먹어? → 과자는 배로 먹는 게 아니야. 양치해라 → 어제도 했잖아. 어제 했어도 오늘 또 해야지 → 그럼 밥도 어제 먹었으니까 오늘 안 먹어도 되겠네. 모든 반박이 논리적이에요. 틀린 게 없어요. 그게 더 화나요.
소아과 + 영어 선생님한테 들은 것들 정리. 언어 민감기: 0~7세. 이 시기에 자연스럽게 접하면 두 번째 언어 습득이 쉬워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영어 그림책 읽어주기 (번역본 말고 원서). 영어 노래 틀어두기 (Cocomelon, Little Baby Bum 등). 영어 애니메이션 (페파피그, 블루이 영어 버전). 학원은? 6~7세부터 시작하는 게 일반적. 그 전엔 노출 위주. 암기 위주보다 말하기 중심 찾기. 핵심: 무서운 거 아니에요. 즐거운 노출이 먼저예요.
우리 집에 아들(6)이 만든 규칙이 냉장고에 붙어있어요. 1. 엄마는 소리 지르면 안 됨 2. 아빠는 게임 같이 해줘야 됨 3. 간식은 하루에 두 개 4. 형은 때리면 안 됨 5. 강아지는 안아줘야 됨 3번만 자기한테 유리하고 나머지는 다 남한테 요구사항이에요.
양말 짝 맞추기. 빨래 개면서 같은 양말 찾는 거. 아들이 진지하게 색깔 패턴 보면서 "이거!" 하면서 맞추는데 자연스럽게 분류 연습. 끝나면 빨래도 개져있고. 비용 0원 교육효과 만점 부모 편의 극대화.
없으면 하루도 못 버티는 것들. 무선 이어폰: 설거지하면서 팟캐스트 듣기. 유일한 나만의 시간. 전기포트: 분유 시절부터 지금까지. 라면도 끓이고. 로봇청소기: 레고 밟기 방지 1등 공신. 건조기: 빨래 널 시간에 아이랑 5분 더 놀아요. 텀블러: 커피 식기 전에 다 못 마시니까 보온이 생명. 다들 없으면 안 되는 아이템 뭐예요?
남편이 출장 가는 날 아들이 진지하게 말하더라고요. 엄마 걱정 마 내가 지켜줄게. 5살이 무슨 힘으로 지켜주겠다는 건지 ㅋㅋ 근데 그 진지한 눈빛에 웃으면서 울었어요. 이 작은 사람이 저한테 이런 말을 해주다니. 세상에서 제일 든든한 경호원이에요.
편식 심한 아들 때문에 소아과에서 상담받고 나서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에요. 첫째 새로운 음식은 맛보기만 시키기. 한 숟갈만 먹어봐 이 정도. 강제로 먹이면 더 싫어진대요. 둘째 같이 요리하기. 본인이 만든 음식은 한 입은 먹어봐요. 셋째 10번 이상 노출하기. 처음 싫어해도 계속 식탁에 올리면 나중에 먹기 시작한대요. 저희 아들 당근 절대 안 먹었는데 3개월 만에 먹기 시작했어요. 포기하지 마세요.
아이한테 화낸 날 잠들기 전에 미안하다고 말해요. 근데 솔직히 그 순간에는 진심으로 화가 나요.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내일 또 그럴 거라는 걸 알아요. 이런 엄마여도 괜찮은 건지.
다이소에서 큰 비눗방울 세트 1000원에 사왔는데 아들이 한 시간 넘게 놀았어요. 뛰어다니면서 잡으려고 하는데 운동도 되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어요. 비눗방울 놀이가 어린 아이에게만 좋은 줄 알았는데 6살도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공원에서 다른 아이들도 합류해서 즉석 놀이 되고. 1000원의 행복이에요.
5살인데 언젠가부터 넘어지거나 속상해도 울지 않으려고 꾹 참아요. 입 삐죽거리면서 눈에 눈물 그렁그렁한데 남자는 안 울어 이러면서 손으로 눈을 쓱 닦아요. 누가 그런 말 했냐니까 유치원에서 들었대요. 울어도 괜찮다고 아무리 말해줘도 안 믿는 것 같아요. 감정 억누르는 게 습관 될까봐 걱정돼요. 어떻게 풀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폰 용량이 부족해서 사진 정리하려다가 아들 갓난아기 때 사진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2시간이 순식간에 갔어요. 이렇게 작았나. 이 표정 기억 안 나는데. 이때 힘들었는데 지나고 보니까 다 예쁘기만 하네요. 아이 키우면서 사진 정리 자주 하세요? 저는 매번 미루다가 오늘 처음 해봤어요.
남편이 자기는 많이 도와준다고 생각해요. 주말에 공원 한 번 데려가고 돌아오면 '오늘 나 되게 했지?' 이러거든요. 근데 저는 매일 밥 해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학원 보내고 숙제 봐주는데. 기준이 너무 달라서 답답해요. 말해봐도 자기 나름 한다고 하고. 다들 남편 육아 참여 어느 정도예요?
어린이집 졸업사진 나왔는데 앞니 두 개가 없어서 빈 이로 활짝 웃고 있어요. 10년 뒤에 보면 창피하다고 하겠지만 저는 이 사진이 인생사진이에요.